인텔 주가, 삼성전자 손 잡을까?

경제이야기/주식|2020. 7. 10. 16:34


애플은 얼마전 인텔과 결별을 선언하며, 맥북과 아이맥에 2년간 순차적으로 자체 CPU를 탑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이 빠져나가면서 매출의 7%, 약 50억달러정도의 매출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한국돈으로면 6조정도인데요. 인텔측에서는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적을 들여다보면 아쉽기 그지 없는데요. 매출이 700억달러정도 될때는 영업이익이 220~230억입니다. 하지만 매출이 600억달러일때는 영업이익이 120억정도에 머물고 있죠. 이말은 곧, 매출 700억부터가 영업이익이 극대화되는 구간이라고 할수 있는데, 50억이 빠져버리는 것은 많이 아쉽습니다. 인텔 주주분들에게는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인텔과 결별을 했을까요? 이전 애플분석글에서도 말씀을 드렸다시피 자체 CPU를 통한 생태계 장악이 1차적인 목표인데요. 그 이면에는 인텔의 답답한 개발속도때문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인텔의 미세화공정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세계반도체 시장은 세분화되어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을 한 상태이고, 비메모리 반도체는 미국의 인텔과 AMD가 주도하고 있죠.


AMD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인텔에 밀려 회사 문을 닫을 처지였습니다만 CEO교체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현재는 7나노미터를 양산할수 있는 CPU를 설계해서 생산하고 습니다. 하지만 인텔은 현재 10나노미터의 칩을 양산하니, 마니 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인텔과 AMD의 이러한 기술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했을까요? 이러한 근원적인 차이는 인텔은 종합반도체회사이고, AMD는 설계만 하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 같은 팹리스 회사에 설계한 CPU를 맡기면 설계한 대로 생산을 해줍니다. 이 두업체는 설계는 못하지만 초미세공정실력은 인텔을 압도합니다. 그래서 7나노미터 생산이 가능한 것이죠. 인텔은 설계는 잘합니다. 하지만 대만이나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 스킬에서  밀리는 상황입니다. 



인텔의 열세.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인텔이 잘나가던 시절에는 2년마다 공정 미세화를 진행했고, 아키텍처를 개선( CPU설계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 하면서 신제품을 매년 출시하는 '틱톡'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인텔과 애플의 CPU설계 능력은 외계인이 설계한다고 할정도로 기술력이 높습니다. 삼성전자가 쉽게 따라갈수 없는 부분이죠. 



종합반도체 회사인 인텔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위 '틱톡' 전략을 사용해 cpu를 발전시켰습니다. 틱은 공정개선, 톡은 새로운 아키텍쳐를 선보이는 단계입니다. 매년 미세공정을 개선하고, 다음해에는 아키텍처 성능을 끌어올리고, 다음해에는 미세공정을 다시 개선하고, 또 성능을 끌어올리는 전략인데요, 이렇게 인텔은 매년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시다시피 45나노미터, 32나노미터, 22나노미터 시절에는 인텔이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이때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쯤됩니다. 2015년까지 14나노미터를 발표했을때까지만 해도 무난한 흐름이었습니다. AMD가 망하기 직전까지 가게되죠. 



이렇게 설계도 잘하고, 공정도 잘해서 시장을 압도하던 인텔에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문제 1. 10나노미터 미세공정 진입, 장기간 실패


문제는 2016년부터 시작됩니다. 인텔은 10나노미터로 넘어가려 했으나, 기술력이 부족해 넘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틱톡전략을 구사하지 못하고 아티켁쳐만 변경하면서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죠. 겨우 2019년에 10나노미터를 내놓지만, 이마저도 양산에 어려움을 겪으며 노트북용으로만 출시되죠. 현재까지도 주력 CPU는 14나노미터에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문제 2. 생산차질


인텔은 10나노미터에 무난히 진입할것으로 생각하고, 기존의 14나노미터 생산공장을 10나노미터공장으로 전환해 생산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술부족으로 10나노미터 칩을 대량생산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환된 공장이 가동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죠. 


10나노미터 칩 대량생산이 불가하니 14나노미터 칩이 주력으로 판매됩니다. 하지만 공장 대부분이 10나노미터로 전환되었죠. 그러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집니다. 공장은 하루이틀만에 새워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인텔의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판매상들은 가격을 대폭 올리게됩니다. 이러한 와중에 AMD의 라이젠4 성능이 대폭 개선되면서 가격도 저렴해집니다. 이러면서 AMD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인텔은 생산차질을 만회하기 위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했습니다. 때문에 마진이 높은 고사양 PC에 들어가는 하이엔드 CPU생산에 집중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저마진인 노트북의 CPU는 점유율을 점차 빼앗기게 된것이죠. 



또한 2018년에는 인텔의 전제품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게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AMD의 점판매량이 더 늘어난는 계기도 있었습니다.  물론 인텔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보안패치가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그 보안패치를 설치하면 성능이 크게 준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AMD는 새로운 아키텍쳐로 7나노미터의 CPU를 양산했습니다. 물론, 조립은 TSMC가 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만 7나노미터의 CPU를 양산할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텔은 2022년에나 가능하다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능할지도 미지수이죠.


그러다보니 이번에는 설계만 올인하고 공정은 외주를 주는 AMD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입니다. 종합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설계 - AMD, 조립 - 삼성전자, TSMC로 쪼개져있는 기업들에게 치이고 있는 것이죠.



인텔의 미래는? 



인텔은 이러한 문제점을 몇년간 노출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으로 오히려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한 하이엔드 전략이 성공을 거둔것이죠. 그리고 현재 인텔은 설비투자를 많이 진행했기 때문에, 생산에는 이제 문제가 없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노트북 CPU에서 AMD의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노마진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줄어들 전망입니다. 


또한 2022년 7나노미터 양산로드맵을 발표했는데, 그때되면 AMD는 5나노미터 칩 개발하겠죠. 결국 AMD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손을 잡아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입니다. 인텔이 설계한 CPU를 삼성전자가 제조해서 팹리스 분야에서 TSMC의 독주를 막고, 인텔역시 다시금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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