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배관검사 시스템

로봇 & 과학|2019. 7. 8. 15:37

현대생활은 각종 제반시설을 지원하는 숨겨진 배관들을 기반으로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배관은 각 가정에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폐수와 하수를 처리한다. 또한 가스와 석유를 전  세계로 운송한다. 이때 흐름을 유지하고 누출을 막는 작업이 필요하다. 



1960년대까지 배관검사는 외부에서만 할 수 있었다. 사람이 들어갈 만큼 배관이 큰 경우를 제외하면 예방 보수는 불가능했으며,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의 균열이 있거나 누출이 발생할 때에만 수리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1965년에 배관 부식감지용 이동장치 '스마트피그'가 등장했다. 원래 '피그'는 철사로 싸인 짚 뭉치로 된 청소용 장치였다. 피그의 크기는 배관의 직경과 일치하였고, 구석구석 배관을 청소하였다. 피그라는이름은 이 장치가 통과할 때 내는 '끼익' 하는 소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한다. 또한 연료유나 원유처럼 서로 다른 종류의 액체를 한 배관을 사용해 흘려보낼 수 있도록 이동식 마개 역할을 하는 분리용 피그도 있었다. 사람들은 피그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하여 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카메라나 자기 센서를 이용하여 부식 및 균열을 감지할 수 잉ㅆ는 '스마트 피그'는 매우 유용한 장치다. 하지만 이 장치에도 단점이 있었다. 스마트 피그는 흐르는 물질을 따라 움직이며 배관 내에서 '자유롭게 수영' 하는데, 이러한 움직임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과 잠재적인 문제를 명확히 포착하기 어렵다. 그리고 모든 배관에서 피그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대다수의 배관은 급격하게 꺾이거나 직경의 크기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피그가 처리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다. 이러한 단점들 때문에 스마트 피그가 닿을 수 없는 장소까지 이동해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게 되었다. 


퓨어로보틱스 배관검사 시스템은 두 개의 견고한 궤도를 갖추고 있어, 전차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휴대가 용이하며, 45cm 규격의 맨홀 입구를 통해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작다. 지하에서는 무선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케블라 강화광섬유 공급선을 통해 3.2km 떨어진 이동식 제어실의 작업자와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물로 가득찬 배관 내부에서도 동작할 수 있지만,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배관을 비울것을 권장한다. 


로봇의 전면에는 조명 및 고화질 카메라들이 터릿위에 설치되어 있다. 시속 1.6km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지만 빨리 움직이는 것보다 멈춰서 배관 내부를 제대로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메인 카메라는 정밀 검사를 위해 10배 줌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로봇은 비디오를 녹화하여 이동식 제어실에 있는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므로 작업자가 보고 추가 조사가 필요한 영역을 결정할 수 있다. 


통신이 불가능하고 위치를 짐작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없는 지하에서는 GPS 및 기타 네비게이션 시스템도 쓸모가 없다. 대신 퓨어로보틱스 배관검사 시스템은 속도, 가속도, 이동시간을 이용하여 위치를 계산하는 관성 항법 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 장치는 시작위치를 기준으로 지하에 있는 로봇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고, 유지보수나 수리가 필요한 위치로 채굴기를 이동시켜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제조사인 퓨어테크놀로지스는  퓨어로보틱스 배관검사 로봇이 모듈형 키트로 제공되기 때문에 하나의 로봇이라기보다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기본 장치에 추가적인 장치를 부착하면 몇 분만에 크기와 운반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로봇은 LIDAR Light Direction And Ranging 센서를 끌고다니며 배관을 스캔할 수 있다. LIDAR는 레이저를 이용한 거리 측정 센서기술이다. 레이저는 주변환경의 물체에 반사되며, 레이저 신호가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거리를 측정한다. LIDAR는 주변에 점들로 이루어진 '점군 point cloud'을 생성한다. 컴퓨터는 이 점들을 결합하여 

한 지역의 정확한 3D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배관검사 로봇은 자기 센서나 수중 음파 탐지기를 탑재할 수도있다.


과학기술과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을 탐색하는 로봇 배관검사 시스템은 나사의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 로버와 비슷한 임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배관을 탐사하는 것이 우주여행보다는 덜 매력적일 수 있지만, 수도꼭지를 틀거나 변기를 내릴 때에는 훨씬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