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서비스 로봇, 고령화 시대의 해결책

로봇 & 과학|2019. 7. 24. 11:43

공공 서비스 로봇, 균형이 핵심이다.

공공 서비스 로봇은 가장 보편화되길 바라는 로봇 분야 중 하나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거리 청소, 응급 서비스, 우편 서비스, 환경오염 감시, 각종 정보 안내, 신체가 불편한 분들을 위한 도우미 서비스 등이 있다. 이 서비스 로봇들의 첫 번째 공통점은 사람이 하기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일들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는 로봇 압력이 높은 사회이다. 즉, 우리 사회가 로봇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압력에 곧 시달리게 된다는 뜻인데, 다시 말해 저출산 고령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사회 질서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마저 부족한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회 유지를 위한 공공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이 줄어들면 우리 사회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거리는 쓰레기로 넘쳐나고, 도시는 슬럼화가 진행될 것이다. 치안 유지도 어렵고,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없어서 생명에 위협을 느낄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안녕과 안정적인 사회 유지를 위한 공공 서비스 로봇들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공공 서비스 로봇들이 가지는 두 번째 공통점이 등장한다. 첫째, 이들은 국가, 즉 공공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이다. 둘째, 공공으 로 운영되는 서비스 로봇들을 유기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한 운영체계가 필수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능은 사회 감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물론 공공 서비스 로봇이 사회 감시 기능을 수행할 때 동반되는  작용도 있겠지만 순작용도 많다. 대표적으로 환경오염이 있다. 하천에 오염 물질을 탐지할 수 있는 환경 감시 로봇이 파견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사실 전국의 하천을 모두 인력으로 감시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로봇이라면 가능하다. 하천에서 오염 물질을 발견한 환경 감시 로봇 A가 중앙에 정보를 보낸다. 그러면 동시에 수많은 환경 감시 로봇들이 이 정보를 공유하고, 순식간에 오염 물질을 배출한 근원과 범인을 찾을 수 있다. 같은 원리로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도로를 순찰하던 서비스 로봇 한대가 이를 발견하면, 다음 순간 이 정보를 공유한 주변의 서비스 로봇들이 동시에 사고 수습을 위해 모여들 것이다. 또한 동시에 근처 병원에는 사고로부터 구조된 사람의 상태 정보가 공유 되어, 다친 사람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필요한 모든 처치들 이 환자의 도착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 공공 서비스 로봇들이 CCTV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연동되면 파급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폭력이 일어나는 순간 을 CCTV가 포착했다고 가정해 보자. CCTV는 중앙으로 수집된 정 보를 전송하고, 그 정보를 공유한 순찰 서비스 로봇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여 사건이 커지기 전에 수습할 수 있다. 화재가 발생해도 마찬 가지이다. 재활용 쓰레기통에 잘못 버려진 담배꽁초에서 연기가 계속 나는 것을 CCTV가 포착한다면 곧장 소방 서비스 로봇을 출동시켜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실현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인권을 착취당하는 예언자는 존재하지 않고, CCTV가 있을 뿐이다. 이렇듯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한 공공 서비스 로봇은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문제는 사회 감시의 역기능이다. 사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면 각 종 사고와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지 모르나,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 폭을 좁히게 된다. 그렇기에 프라이버시의 보장과 범죄의 예방은 늘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이다. 또한 이것이 권력에 의해 부적절하게 이용된다면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런던의 CCTV를 예로 들 수 있다. 영국에는 최대 600만 대의 CCTV가 설치, 운영 중인데, 이는 인구 10.6명당 1대의 CCTV가 설치된 꼴이다. 실제로 런던에서는 하루에 평균 300번가 량 CCTV에 노출된다는 언론의 취재 결과도 있었다. 이것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연동되면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는 '빅 브라더'가 탄생하게 된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당신이 거리를 걷고 있다고 가정하자. 당신이 어디를 가든 당신의 위치 정보가 CCTV에 의해 수집되고, 이 정보 는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다음 순간, 클라우드 컴퓨터는 그동안 당신에 대해 축적해 왔던 데이터를 분석하여 당신만을 위한 맞춤 광고를 찾아낸다. 그리고 이것을 당신이 지금 걷고 있는 거리에 존재하는 상점들의 쇼윈도 위에 투사한다. 당신이 어디를 가든 광고가 당신을 따 라다닌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왔던 장면이 실현되는 것이 다. 단순히 광고를 예로 들었지만, 이것을 역으로 말하면 당신에 대한 개인 정보의 노출은 그만큼 취약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쯤에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다. 누군가 이 클라우드 컴퓨터를 해킹해 당신을 찾아내고, 당신에게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당신을 해치려고 로봇을 보낸다면? 영화 I, Robot  을 본 사람들이라면 로봇들이 사람들을 위협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각 가정에 흩어져 임무 를 수행하던 로봇들이 중앙에서 동시에 내려온 명령을 받아 단번에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장면이다. 이미 사회 곳곳에 수많은 서비스 로봇들이 흩어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오류라도 생겨난다면 당신은 숨을 곳이 없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 역시 정보 공유에 대한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고 조치를 취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이러한 부작용을 막을 제도의 확립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공공 서비스 로봇은 개인의 안녕과 사회 유지를 넘어 우리 사회를 좀 더 투명하고 공정 하게 만드는 데 쓰인다면 분명 해로움보다 이로움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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