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조금씩 빼앗기는 자산의 가치

경제이야기|2019. 4. 30. 15:43

인플레이션은 스테로이드다. 스테롱드는 몸집을 키워주지만 건강을 조금씩 앗아간다. 과도한 스테로이드는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20년전에는 노트를 1,500원에 구입했다. 같은 브랜드의 노트를 사기위해 서점을 방문했는데 5,000원이 됐다. 지갑에 들어있는 5천원은 같은 5천원짜리 지폐다. 20년전에는 노트를 사고 떡볶이와 쥬스도 마셨는데, 이제는 노트를 사니 남는 것이 없다. 이게 도대체 무슨일일까?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만약 현금만 보유하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또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예금으로만 전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만일 현금만 쥐고 있으면 해마다 자신의 자산가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만큼 하락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한 나라의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화폐의 추가적인 공급을 통해 소득, 소비수중이 증가해야 경제가 활력을 띠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인플레이션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아마 거의 멈추거나 심한 경우에는 후퇴할 수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인플레이션은 필요악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수준만큼 소득 부분이 보존되지 않는다면 실물경제는 조금씩 힘을 잃어간다. 즉 겉으로 보이는 몸집(경제규모)은 커지지만 건강으 조금씩 나빠지는 것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필연적으로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왜 나는 계속 가난해질까? 인플레이션 텍스의 영향

한국은행에서는 매년 통화를 새로 발행하기 때문에 통화량은 증가하고 화폐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즉 인플레이션이란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경제현상을 말한다.


예금이나 임금인상률이 양의 값을 가지는 이자율이라면, 인플레이션은 음의 값을 가지는 이자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 또는 공금자 물가지수, GDP 디플레이터로 이를 측정한다. 평범한 직장인들끼리 모이면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회사에서 뼈 빠지게 일하고 돈 벌어도 갈수록 살기가 어렵다." 이 말속에는 인플레이션의 부작용이 담겨 있다. 돈을 벌어도 갈수록 살기 힘든 이유는 인플레이션은 매년 몇 퍼센트씩 돈의 가치를 갉아먹는데, 임금인상률은 인플레이션을 상쇄할 만큼 높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를 맞았으니 몸집(경제)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데, 그 몸집을 버틸 체력(소득수준)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이다. 


과도한 인플레이션 후폭풍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1969년 헬리콥터 머니라는 말을 언급하며 하이퍼 -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헬리콥터 머니란 말 그대로 중앙은행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헬리콥터에 지폐를 잔뜩 싣고 마을 상공에서 뿌리는 돈을 말한다. 


히틀러는 전쟁의 상처만 남긴 것이 아니다. 

독일은 제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3년에 하이퍼 -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 당시 독일은 패전배상금을 지불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찍어냈다. 전체 인구의 10%, 영토의 13.5%를 잃은것과 별개로 영국과 프랑스에 1320억마르크를 배상해야 했다. 오늘날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약30조원에 가까운 돈이다.


당시 독일의 1년 세입이 60~70억 마르크였던 것을 고려해 계산해 보면 1년 세입을 모두 써도 빚을 갚는데 18~20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엄청난 양의 돈을 찍어낸 것은 어찌 보면 당시 독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화폐발행으로 인해 독일은 1923년 222억%라는 믿기지 않는 하이퍼 -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독일의 금융시장은 완전히 붕괴했으며, 화폐가치의 폭락으로 1,320억 마르크의 배상금 중 10억 마르크밖에 갚을 수 없었다. 독일은 2010년에서야 비로소 1차 세계대전의 채무를 완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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